책소개
최부의 ≪표해록≫은 조선시대에도 고전으로 취급되어, 여섯 차례나 간행된 바 있다. 조선 말엽의 ‘언해본’을 비롯해 현대어 번역까지 우리말 번역도 10종이 넘는다. 이 점은, 수십 종의 번역이 나와 있고 앞으로도 계속 번역되어 나올 ‘사서삼경’과도 비견될 수 있을 듯하다. ≪표해록≫에 대한 관심은 비단 우리나라 안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일본에서 일찍이 제목을 달리하여 ≪통속 표해록≫으로 간행되었을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구두점을 찍고 주석을 붙인 판본이 간행되었으며, 미국에서도 메스킬(Meskill)의 ≪Ch’oe Pu’s Diary: A Record of Drifting Across the Sea≫(University of Arizona Press, 1965)로 영역 출판되어 있다. 이런 세계적 관심만으로도 독자들은 이 책의 진가를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200자평
소설가 고 이병주 선생이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 하멜의 ≪하멜 표류기≫와 더불어 3대 여행기로 꼽은 책이다. 중국의 강남 지역부터 북경 일대까지 중국의 문화와 풍속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어 당시 중국의 역사·문화적 환경을 생생히 볼 수 있다. 또한 최부의 유학자적인 정신 자세와 곧은 정신도 엿볼 수 있다.
지은이
최부의 본관은 나주, 자는 연연(淵淵), 호는 금남(錦南)이다. 김종직의 문인으로 1478년 진사에 급제하고, 1482년 친시문과에 을과로 급제해 교서관저작과 군자감주부 등을 지냈다. ≪동국통감≫ 편찬에 참여했다. 1487년 추쇄경차관에 입명되어 제주에 갔으나 다음 해 돌아오던 중 풍랑을 만나 표류하던 끝에 명나라 태주부 임해현에 도착했다. 귀국 직후 성종의 명을 받아 ≪금남표해록≫을 3권으로 기록했다. 1498년(연산군 4) 무오사화 때 김종직 문하인 이종준, 이구, 김굉필, 박한주 등과 함께 붕당을 이루어 국정을 비난했다는 죄명으로 함경도에 유배되었다가 1504년 갑자사회 때 처형되었다. 1506년 중종 즉위와 동시에 신원되어 승정원도승지로 추증되었다.
옮긴이
김지홍은 제주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1988년 이래 경상대학교 국어교육과에 있다. 저서로 ≪언어의 심층과 언어 교육≫(도서출판 경진, 2010), ≪국어 통사·의미론의 몇 측면≫(도서출판 경진, 2010), ≪내포문으로서의 부사형 어미 구문 논증≫(도서출판 경진, 출간 예정)이 있고, 번역서로 ≪옥스포드 언어 교육 지침서≫ 듣기·말하기·쓰기·읽기·어휘·문법·담화·평가(전8권, 범문사, 2003), 학술진흥재단의 명저 번역으로 출간한 르펠트의 ≪말하기: 그 의도에서 조음까지≫ 1·2(나남, 2008)가 있다. 또한 월리스의 ≪언어 교육 현장 조사 연구≫(나라말, 2009), 클락의 ≪언어 사용 밑바닥에 깔린 원리≫(도서출판 경진, 2009), 머카씨의 ≪입말과 담화 중심 언어교육≫(도서출판 경진, 2009), 장한철의 ≪표해록≫(지식을만드는지식, 2009), ≪최부 표해록≫(지식을만드는지식, 2010), 유희의 ≪언문지≫(지식을만드는지식, 2012) 등이 있다.
차례
해설
지은이에 대해
≪탐진 최씨 금남선생 표해록≫』 유희춘 서문
≪금남집≫ 유희춘 서문
드디어 북경에 도착하다
북경으로부터 귀국길에 오르다
마침내 우리나라로 돌아오다
≪최부 표해록≫ 유희춘 발문
≪최부 표해록≫ 정중원 발문
≪금남집≫ 나두동 발문
찾아보기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금남 최 선생의 이름은 부(溥)다. 자는 연연(淵淵)이며, 유희춘(柳希春)의 외할아버지다. 경전에 통달한 기술과 절조 높은 기개로 성종 임금님을 가까이 모시는 신하로 발탁되었다. 일찍이 명령을 받들고 제주로 건너갔으나, 때마침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급히 되돌아오던 중에 역풍을 만나 중국 땅 태주로 표류했고, 우리나라 서울로 되돌아왔다. 임금님이 일행들의 일기를 지어 올리도록 명했고, 이를 보고서 가상히 여기어 드디어 승문원에 보관하도록 하시었다.